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구 활동중인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15일 별세한 장모 김분남(90)씨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저녁에 급거 귀국했다.이 전 총재는 동행 없이 인천공항에 도착, 명륜동 본가에 잠시 들러 모친을 만난 뒤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로 갔다. 이 전 총재는 다른 유족들과 함께 서서 20여분간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서청원 전 대표, 홍사덕 총무, 김문수 윤여준 의원 등 문상객들을 직접 맞았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접객실을 돌며 조문 온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잠시 환담했다. 이 전 총재는 홍 총무에게 "얼굴이 핼쑥해 보이는데 요즘 고생이 많겠다"고 위로했다.
기자들이 미국으로의 출국 시점 등을 묻자 이 전 총재는 "바로 갈까, 보기 싫은가 보다"며 농담을 했고, 김무성 전 비서실장도 "총재께서 안 가시면 사고가 터진다"며 거들어 웃음이 일었다. 이 전 총재는 앞서 빈소에 도착했을 때는 침통한 표정으로 미국에서의 생활과 귀국 이후 행보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 얘기하자"고만 답한 채 함구했다.
이날 공항에는 양정규 하순봉 의원 및 보좌관 등이 마중 나왔다. 이 전 총재는 출국날짜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만나자마자 무슨 소리…"라며 말을 아낀 뒤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옥인동 자택으로 향했다.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이 전 총재가 17일 발인식에 참석한 뒤 열흘 정도 국내에 머물며 그 동안 만나지 못한 친지들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정치 행보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유인태 정무수석을 보내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해성 홍보수석도 밤 늦게 빈소를 찾았고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화환을 보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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