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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TOEIC 쉬웠다가… 어려웠다가…

입력
2003.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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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김모(26)씨는 5월 토익(TOEIC)시험에 응시했다 취소하고 6월에 시험을 치렀다. 김씨는 "5월은 '쪽박 달', 6월은 '대박 달'이라는 소문을 듣고 시험을 연기했다"며 "점수를 받아보진 못했지만 고득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토익 응시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홀수 달보다 한국에서 문제가 출제되는 짝수 달에 고득점을 받기 쉽고, 1, 2월과 7, 8월 등 취업시즌과 맞물린 달에 점수가 높게 나온다는 설이 널리 퍼지자 김씨처럼 응시 달을 조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심지어 어느 달에 시험을 보느냐에 따라 40∼50점의 점수차가 난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로 인해 토익 응시자들 사이에서 토익의 난이도와 채점 방식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토익 신뢰도에 대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토익 난이도 공방

읽기(R/C) 3개 영역과 듣기(L/C) 4개 영역으로 200개 문항을 치르는 토익은 성적표에 각 영역별 점수는 공개되지 않고 총점과 R/C, L/C 점수, 전체 응시생 대비 석차백분율만 공개된다. 그러나 매월 점수와 석차백분율의 상관관계가 달라 응시자들이 문항별 배점, 각 영역별 점수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난이도에 대한 본격적인 논란은 지난 5월 시험을 치른 일부 응시자들이 점수가 전달에 비해 100점 이상 하락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부터. 이들은 토익학습사이트(www.daum.net/toeicbank)에 '안티토익 발언대'를 개설한 뒤 "5월에는 예정보다 하루 늦게 성적을 발표했고, 매월 공개하던 국가별 평균점수도 5월에만 공개하지 않았다"며 토익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 토익을 실시하는 국제교류진흥회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 진흥회측은 " 50점 정도의 차이는 어느 시험에서도 나올 수 있다"며 "점수는 미국 출제 기관인 ETS에서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익 실효성 논란

토익 점수로 영어의 말하기·듣기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유효한가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 영어로 말하거나 듣는 능력과는 상관없이 토익 관련 교재만 암기하듯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받기 때문이다. 990점 만점에 950점을 받아 대기업에 입사한 박모(27) 씨는 "토익 점수를 높게 받았지만 실제 영어로 말하는 것은 잘 못한다"고 실토했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도 "신입사원들의 경우 토익 점수는 높지만 실제 대화 능력은 형편이 없어 과연 토익 점수를 영어능력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사법고시 등 국가시험에서 토익을 영어시험으로 인정하기로 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치솟는 교재 값과 응시료

시중에 나와있는 토익 교재는 40∼50종.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의 경우 녹음테이프까지 포함하면 5만원 이상으로 수년 사이 50% 이상 올랐다. 3년 전 2만원대 초반이었던 응시료는 현재 3만2,000원으로 올랐지만 시험과 관련된 서비스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모(26·고려대3)씨는 "반드시 특정 접수처에 가야 하고 취소와 환불에 불이익이 많은데다 시험 한 달 전까지 접수해야 하는 등 기다리는 기간이 너무 길어 응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시험 연기시 응시료를 돈으로 환불하지 않고 6개월 내에 다음 시험 응시료에서 50%만 할인해주던 불공정한 토익 약관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으로 시험 시행 20년만인 지난 4월말에야 개선됐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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