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전북 신시도 북쪽 새만금 4공구 11.4㎞ 구간의 물막이 공사가 끝난 지 1개월만에 토사가 예상외로 많이 퇴적되면서 지역 어민들의 조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녹색연합은 4공구가 막힌 이후 지난달 2차례 현지조사를 실시한 결과 군산 김제 일대에 토사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토사가 축적되면서 어장의 수위가 높아져 어선의 출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어민들의 조업시간은 5시간에서 3시간30분∼4시간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만조 때 해수면의 높이가 3m 정도밖에 안되는 겨울철에는 고깃배가 아예 움직이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 상태로 토사 축적이 계속되면 6개월 이내에 군산지역의 어업은 모두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4공구가 막히기 전에는 신시도 아래쪽인 1, 2공구쪽에서 해수가 유입돼 4공구를 통해 바다로 빠져나갔지만 지금은 해수가 4공구쪽에서 정체되면서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갯벌기능이 퇴화하면서 치어와 패류들이 산란을 하지 못한채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마철이 되면서 만경강과 동진강의 민물이 새만금으로 대량 유입되고 있어 새만금 앞바다가 급격히 담수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되면 갯벌에서 서식하는 어패류 등의 대규모 폐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김제에서는 모시조개가 눈에 띄게 줄었고 부안에서는 맛조개가 껍질만 남은채 뻘에 묻혀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군산시 하제포구의 한 어민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반대하려고 플래카드까지 만들었지만 전북지역 여론의 압력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며 "할머니들도 조개를 캐면서 하루에 몇만원씩 벌었는데 바다가 없어지면 다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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