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기술로는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자부하는 일본 시장에 최근 한국산 TV 기술이 잇따라 수출되고 있다. 또 디지털 TV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인 화질 면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일본 업체를 능가하는 기술을 개발, 눈길을 끌고 있다.그 동안 일본으로부터 영상 관련 핵심기술이나 부품을 수입만 해오던 한국이 한발 앞선 디지털 TV 시장의 우위를 바탕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영상 기술과 부품을 일본에 역수출하고 나선 것이다.
삼성SDI는 최근 일본 JVC가 생산하는 내수용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에 모듈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국내 업체가 일본 내수용 디스플레이 소재를 공급하기는 이번이 처음.
삼성SDI 김하철 상무는 "브라운관의 경우 30년 동안 생산해왔지만, 일본 시장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면서 "콧대 높은 일본 업체에서 국산 디스플레이 소재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만큼 국내 영상기술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PDP TV용 모듈은 PDP TV 판매가격의 35% 정도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 삼성SDI는 일본 업체와 1년 이상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인 끝에 화질의 우수성을 인정 받아 JVC의 공급 권을 따냈다.
LG전자도 최근 자체 개발한 디지털TV 화질 개선 칩 'XDRpro'를 일본에 수출할 예정이다. LG전자 우남균 사장은 "유수의 일본 TV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 연말에는 칩을 장착한 보드 형태로 수출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랜지스터 1,500만개 기능이 내재된 화질 개선 칩 'XDRpro'는 디지털TV 영상 기술이 집약된 핵심기술. 영상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일본 업체가 국산 영상기술을 사들이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브라운관 TV로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해상도를 자랑하는 소니의 '슈퍼 파인 피치' 브라운관을 능가하는 '울트라 파인 피치' 브라운관 개발에 성공, HD급 디지털 TV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김영윤 상무는 "브라운관 TV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화질이라고 자부한다"면서 "일본 제품 못지않게 고가의 제품이지만, 고품격 디지털 TV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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