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물 좋은 자리'로 통했던 서울 강남·서초경찰서의 '터줏대감' 경찰관들이 대폭 물갈이 된다. 서울경찰청은 17일 경감 이하 1,900여명에 대한 정기인사에서 이들을 중부·종로·남대문 등 도심 내 5개 '기피 경찰서' 직원들과 맞바꾸기로 14일 결정했다. 강남·서초경찰서는 소위 유흥업소 등이 밀집해 있고 강력사건 등을 많이 다룰 수 있어 승진 기회도 많아 대부분 경찰관들이 선호하는 곳이다.때문에 한번 자리를 차지하면 승진할 때까지 내놓지 않아 다른 경찰서 직원들이 밀고 들어가기란 '하늘의 별 따기'로 통했다. 이번 인사에서 강남·서초 경찰서에서 도심권 경찰서로 옮기는 인원(경감 이하)은 전체 1,306명 가운데 17.7%인 231명이다. 여기에 신임 순경 90명이 두 경찰서 소속 파출소당 3,4명씩 배치된다. 신참들을 배정, 비리를 막아 보겠다는 복안인 셈. 두 경찰서 직원들에 대한 서울경찰청의 대폭 물갈이 결정은 최근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납치강도 사건에 연루돼 내부 물갈이 여론이 높았던 것도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인사 대상이 된 두 경찰서 직원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강남경찰서의 한 직원은 "강남 지역 근무 경찰관 모두가 비리 경찰관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대다수 경찰관들은 승진을 위해 강북 지역 경찰관보다 더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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