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명품시장에도 불황의 그늘이 짙은 가운데 샤넬과 랄프로렌이 최고급 라인을 잇따라 국내에 소개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샤넬은 핸드메이드 컬렉션 '새틀라이트 러브(Satellite Love)'를 들여와 이달 1일부터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매장에서 판매중이다. 새틀라이트 러브 컬렉션은 샤넬이 지난해 7월 하청업체였던 자수 메이커 르사쥬, 모자 제조업체 미셸 등 5개 수공업체를 인수하면서 이를 기념해 올해 초 선보인 한정 생산품. 새틴 치마와 비즈가 달린 스웨터, 시폰 블라우스, 크리스털을 단 스웨터 등 전제품이 90% 이상 수작업으로 만들어져 니트 상의 한벌이 390만원대에 이른다. 현재 전세계 15개 매장에만 공급되고있다.
랄프로렌은 9월말 청담동에 단독매장을 열면서 여성복 최고가 라인인 랄프로렌 컬렉션과 모던한 댄디풍의 신사를 주제로 한 남성복 최고라인 퍼플라벨을 처음 들여온다. 랄프로렌 컬렉션은 캐시미어와 벨벳, 실크소재의 우아한 이브닝드레스가 주축으로 드레스 한벌 당 3,000∼9,000달러를 넘나든다. 국내 시판가는 미정이지만 통상 원가의 3배를 잡는다.
불황속 최고가 라인의 잇따른 상륙은 '진정한 상류층은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홍보메시지를 전하고, 동시에 불황기가 오히려 확실한 명품브랜드로의 이미지 구축에는 적기라는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
샤넬코리아 허산주 부장은 "새틀라이트 러브컬렉션의 경우 일반공개전에 실시한 VIP초청 상품소개행사에서 벌써 모슬린 드레스 등 몇몇 상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면서 "경기침체라고는 해도 샤넬은 올해 매장을 두개 더 늘렸을 만큼 특별한 영향을 받지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랄프로렌은 그동안 캐주얼라인인 폴로 랄프로렌에만 치중, 디자이너브랜드로서의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아래 이번 초고가 라인 도입을 통해 명품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랄프로렌 김철호 부장은 "초고가라인의 도입 자체가 매출에 큰 기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로서의 이미지 강화를 통해 브랜드파워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새 라인 도입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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