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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선자금 얼마나 /과거보다 줄고 공식루트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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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선자금 얼마나 /과거보다 줄고 공식루트 이용

입력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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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민주당 대표의 '대선자금 기업모금'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재계는 "지난 대선 때는 정당한 정치자금만 제공했다"며 대선자금 뒷거래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안의 폭발성 등을 우려한 듯 일제히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다.전경련 관계자는 "지난 대선 때는 정치자금법에 따라 정당한 정치자금을 내고 영수증까지 받았다. 과거처럼 기업들이 대선자금 배분을 논의하는 등 뒷거래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선을 앞두고 당시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은 "정당한 정치자금만 내겠다"고 수 차례 공언한 바 있다. 또 LG 한 계열사는 지난해 9월 한나라당에 정치자금 2억원을 제공한 사실을 공시를 통해 이례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모그룹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외부감시도 강화됐기 때문에 과거처럼 뒷거래를 하거나 뭉칫돈을 건네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대선을 앞두고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여·야 후보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공하는 관행마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공공연한 이야기. 대선당시 모 후보 선거캠프에서 뛰었던 한 관계자는 "영수증 처리가 가능한 중앙당 후원회나 개별 의원의 후원회, 출판기념회 등에서 내는 정치자금이 대부분이었지만,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 따로 건네는 돈도 없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 대선에서 기업들이 건넨 대선자금 규모는 얼마나 될까. 대선을 앞두고 기업들이 공공연하게 모여 규모를 정하고 배분 했던 과거에는 수천억원 규모가 넘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때 기업들이 제공한 자금은 "과거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단위가 한자리 줄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체로 4대 재벌은 수십억원, 그 이하 중견기업은 수억원 수준에서 정치자금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와 달리 민주당보다는 야당인 한나라당에 더 많은 돈이 몰렸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모 그룹 총수도 사석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주고 싶지 않았지만 보험금 차원에서 정치자금을 줬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만약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발설한 기업 모금 200억원이 사실이라면, 기업들이 정치권에 제공한 총 대선자금은 500억원이 넘는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또 대기업들이 위험 분산차원에서 여·야 후보에 비교적 골고루 정치자금을 돌린 반면, 일부 중소 기업들은 이권을 노리고 특정 후보에게만 몰아주는 과감한 베팅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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