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값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경매로 무주택 신세에서 탈피해보자. 분양가 급등에 따른 기존 아파트값 동반 상승 등 치솟는 주택가격 때문에 내집마련을 미뤄온 무주택 수요자들이라면 올 하반기 경매시장을 노려볼 만하다.특히 여름철은 경매 입찰 경쟁률이 떨어져 시기적으로 싼 값에 알짜 물건을 낙찰 받을 수 있는 호기인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 영향으로 경매 시장에서도 가수요가 점차 빠지고 있어 비수기 경매시장을 노린다면 내집마련과 시세차익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태인 북부지사 최문진 사장은 "최근 아파트 응찰자들의 입찰가가 하향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아파트 경매의 적기"라고 말했다.
낙찰률·낙찰가율 하락
통상 장마와 휴가철이 낀 여름과 혹한기 경매시장은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액 대비 낙찰가액)이 떨어진다.
13일 경매전문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한해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100%를 훨씬 넘었으나 혹한기인 12∼2월과 혹서기인 6∼8월의 평균 낙찰가율은 96%에 그쳤다. 올해도 여름 비수기 낙찰가율이 낮아 6월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90.9%)보다 1.3% 포인트 하락한 89.6%를 기록했으며 연립과 일반주택도 같은 기간 각각 5.7% 포인트와 4% 포인트씩 하락한 84.3%와 86.7%를 나타냈다.
낙찰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낙찰률은 34.9%로 5월(37.4%)에 비해 2.5% 포인트 떨어졌다. 이 가운데 6월 아파트 낙찰률은 36.6%로 5월(45.3%)에 비해 8.7% 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매 물건 늘고 응찰자 줄고
경매시장 비수기와 겹쳐 알짜 물건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초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고 내수시장이 침체되는 등 국내 경기 하락 여파로 경매에 넘어간 물량들이 1∼2차례 유찰되면서 최근 입찰에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의 경우 올 초 222건이던 아파트 경매 물건이 지난달에는 308건으로 크게 늘었다. 앞으로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반해 응찰자수는 줄고 있다. 경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입찰 경쟁률은 물건당 3.4명으로 지난 5월 4.4명에 비해 1명이 줄었다. 특히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입찰 참여자들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5월 6.3명에서 지난달 4.9명으로 1.4명이 줄었다. 일부 아파트 경매의 경우 단독 입찰자가 낙찰 받는 사례도 자주 발생했다.
투자 유의점
우선 자신의 자금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입찰을 자제해야 한다. 경락자금대출만을 믿고 무리한 입찰을 할 경우 수익은커녕 대출이자 부담 등에 따른 예상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상한선이 크게 낮아진 점도 유념해야 한다.
권리분석은 필수다. 입찰 물건의 근저당 금액 정도와 세입자 관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칫 드러나 있지 않은 채권자나 세입자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낙찰자가 법정소송을 해야 하는 등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인 경우에는 경매 전문가와 상의한 뒤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이밖에 명도소송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 경기 등락이 심한 곳과 비인기 지역을 피해야 하고 가격 변동이 크지 않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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