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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인 여성 폭행·치료거부 사망 "황금만능" 中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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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인 여성 폭행·치료거부 사망 "황금만능" 中 충격

입력
2003.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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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걸인의 비참한 죽음이 중국인들 사이에 충격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했다.이 통신은 중국 샨시(陝西)성 한중(漢中)시의 한 식당에서 음식을 구걸하던 리원란이라는 중년 여성이 이웃의 철저한 무관심과 냉대를 받다 비참하게 숨진 사실을 자세히 전한 뒤 이 문제로 중국 지도부가 경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5월6일 한 식당에서 음식을 구걸하던 리는 생일 파티를 즐기던 3명의 중학생들로부터 발로 구타당한 뒤 다음날 새벽 병원 문밖에서 피를 흐리고 신음하고 있었으나 이를 발견한 당직의사는 리의 신분을 알고 쫓아버렸다.

파출소 경찰들도 도와달라는 호소를 외면하자 리는 당서기의 집으로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역시 외면당했다. 이 당서기는 8일 리가 아직 자기 집 부근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파출소에 연락해 다른 곳으로 끌고 가라고 지시했다. 리는 경찰차에 태워져 한적한 교외지역에 버려진 뒤 주민들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중국 당국은 리를 시골에 버린 파출소 운전자와 중학생 3명을 인민검찰원에 기소했으며, 치료를 거부한 당직의사는 해고조치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이 마을 공안국 부국장과 파출소장, 당서기 등 당간부들은 경고조치만 받았을 뿐이다.

이 통신은 "공동체의식이 강했던 중국에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공산주의 사회구조가 붕괴하면서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을 냉대하거나 경멸까지 하는 풍조가 번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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