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이상수 사무총장이 대선자금을 놓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기업후원금과 '돼지저금통' 모금액이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 하고 있다. 이 총장은 13일 처음으로 "순수 돼지저금통 모금액은 2억∼3억원뿐"이라고 토로했다. "지금까지 말해왔던 '돼지저금통 모금액 수십억원'은 돼지저금통 액수에 일반 국민의 온라인 송금 등을 합한 금액"이라는 설명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도덕성을 강조하기 위해 국민을 현혹시켰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대선자금 규모에 대해 정 대표는 11일 "돼지저금통 모금액을 제외하고 200억원을 기업에서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장은 "돼지저금통 모금액을 포함해 140억∼15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총장은 3월7일 "돼지저금통 80억원, 서울·경기 후원회 6억원 등 대선자금액은 120억원"이라고 말했었다. 이 말대로라면 기업 모금액은 34억원에 불과하다. 정 대표가 말한 기업 후원금과 무려 160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200억원에는 이정일 의원에게 빌린 돈 50억원까지 포함됐다"는 두 사람의 뒤늦은 해명을 감안하더라도 110억원의 차이가 있다. 이 총장은 12일엔 "돼지저금통 온라인 성금 등 일반 국민 후원금 50억원, 중소기업 후원금과 중앙당 후원회 특별당비 30억원, 대기업 모금액 70억원"이라고 말했다. 3월 설명에 비해 돼지저금통과 온라인 성금은 30억원이 줄고 중소기업과 대기업 모금액은 60억원이 추가됐다.
이 때문에 모금 액수를 선관위에 신고한 내용에 뒤늦게 짜맞추려다 보니 자꾸 말이 달라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생긴다. 11일 정 대표측에서 "200억원 후원금 리스트(기업명단)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것도 뭔가 '감춰진 진실'이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정 대표가 대선 때 굿모닝시티에게서 받은 2억원의 성격을 놓고도 두 사람 시각은 다르다. 정 대표는 '대선자금'이라고 못박고 있다. 반면 이 총장은 12일 "정 대표 개인후원금으로 처리된 5,000만원과 영수증 처리가 안된 5,000만원 등 1억원은 정 대표의 특별당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억원을 경계로 대선자금과 정 대표 개인 수수자금을 분리시키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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