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돈 4억2,00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한 민주당 정대철 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일단 정 대표 본인은 주변에 "당분간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당내 신·구주류도 겉으로는 계파에 관계없이 정 대표를 적극 감싸며 '사퇴 불가'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당 일각에선 정권 차원의 도덕성 시비를 우려, 정 대표의 '결자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정 대표는 12일 밤 측근들에게 "새 특검법 처리 등 국회 상황이 복잡하고 신당 문제도 있는 만큼 당분간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정 대표가 당과 의논해 거취를 결정하겠지만, 지금 사퇴하면 분당(分黨) 사태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주류측 정동채 의원은 정 대표 거취를 신당 논의와 연계, "신·구주류간 이해 조정 문제가 얽혀 있는데 정 대표가 사퇴하면 당이 진퇴양난에 빠진다"고 정 대표의 현직 유지를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도 "정 대표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이권에 개입해 착복한 것도 아닌데 대표직을 그만둔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정 대표가 여론에 떠밀려 사퇴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 같은 신주류의 정 대표 감싸기에 대해선 "정 대표가 물러나면 전당대회 경선 3위인 박상천 최고위원이 자동적으로 대표직을 승계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이해찬 의원이 이날 "정 대표가 그만두면 최고위원수가 11명에서 5명으로 줄어 의결정족수가 안 되는 등 당 지도부에 문제가 있게 된다"고 말한 대목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구주류측은 정 대표 문제가 터지자, 정 대표를 옹호하며 18일로 예정된 '대전 당 사수 대회'를 취소하는 등 당의 단합과 결속에 주력하고 있다. 구주류 핵심인 김옥두 의원은 "당이 어려운 지경인데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신·구주류가 따로 없으며 오히려 구주류가 적극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 일각에선 "정 대표가 계속 버티면 굿모닝게이트 파문이 갈수록 증폭돼 결국 대선자금 문제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며 '용퇴론'을 제기하고 있다. "나라면 그만 두겠다"는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의 발언도 이 같은 물밑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일부 신주류 소장파는 "정 대표 사퇴로 구주류가 당권을 차지하면 당 사수파와 신당파가 갈라서게 되고 그러면 오히려 개혁신당 창당 작업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한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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