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특급이 떴다.'13일 잠실에서 벌어진 4강 라이벌 기아와 LG와의 연속경기 2차전. 기아가 1―0으로 앞서던 9회말 2사2루의 동점 위기에 몰리자 이상윤 수석코치가 김진우(21·사진)가 지키고 있는 마운드에 뛰어 올라갔다. 시즌 첫 완봉승에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기는 했지만 김진우는 이미 130개가 넘는 투구로 한계 투구수를 넘긴 상태. 그것도 상대 타자가 지난해 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1회 때 김진우를 상대로 결승 스리런홈런을 터트린 최동수였다. 김성한 감독의 투수교체 지시에 불펜에서도 마무리투수들이 부지런히 몸을 풀고 있었다. 그러나 김진우는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끝내 공을 놓치 않았다. 차세대 에이스의 자존심과 패기를 믿고 이 코치는 그대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진우는 2―3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대타 최동수를 2루수 땅볼로 침착하게 유도, 1점차의 피말리는 승부를 결정지었다.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 김진우는 뒤로 돌아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좋은 수비로 완봉승을 뒷받침해 준 수비수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지난해 7월30일 광주 롯데전 이후 근 1년만에 맛보는 통산 2번째 완봉승. 그것도 2번 모두 1―0 승부였다. 김진우의 완벽한 삼진쇼였다. 김진우는 이날 150㎞를 넘나드는 묵직한 직구와 낙차 큰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33타자를 상대로 5피안타 4볼넷에 탈삼진을 11개나 뽑아내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6회 2사 1,3루에서 김상훈의 내야안타로 얻은 1점이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1차전에서는 LG가 장단 12안타로 선발타자 전원안타 기록을 세우며 기아를 7―1로 물리쳤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현대의 연속경기 1차전에서는 현대 선발 전준호(28)가 21개월 만에 선발승을 따낸 반면 지난해 2승을 포함, 10연승을 질주하던 '무패의 사나이' SK선발 제춘모(21)는 시즌 첫 패의 쓴잔을 마셨다. 전준호는 이날 7회말 마운드를 신철인에게 물려줄 때까지 2안타, 볼넷 3개 만을 허용, 1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서는 마지막 정규이닝인 12회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4―4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현대는 1차전까지 5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48승28패2무로 60일 만에 선두에 복귀하면서 기분좋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승엽(삼성)과의 홈런왕 경쟁에 불을 붙인 심정수는 이날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인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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