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49·구속)씨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속속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윤씨는 쇼핑몰 사업 종잣돈 7억원도 빌린 것으로 전해지는 등 거의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학연'에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쇼핑몰 사업을 시작할 당시 윤씨와 거래했던 A씨는 11일 "윤씨가 사업을 7억원으로 시작했다지만 이 돈은 친분있던 김모 여인으로부터 빌린 돈이었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검찰 수사결과, (주)굿모닝시티의 자본금 20억원 가운데 19억5,000만원도 사채를 가장 납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가 1조원대의 사업을 벌인 종잣돈은 겨우 5,000만원에 지나지 않았던 셈이다. 윤씨는 '본전'이 적다보니 투자자들이 낸 분양 대금 수천억원을 물 쓰듯 사용했다고 회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윤씨는 특히 '학연'에 강한 애착을 보여 검정고시 총동문회에 수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데 이어, 동문회장인 민주당 강운태 의원과도 교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모교인 연세대에도 발전 기금등 7억원을 쾌척한 것 외에도 150억원짜리 건물을 기증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애교심을 발휘했다. 지난 3월에는 불우청소년 지원단체인 한국BBS중앙연맹 총재에 취임하기까지 했다.
윤씨는 또 정·관계에 아는 사람이 많다는 '브로커'들을 고문으로 줄줄이 채용,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굿모닝시티 관계자는 "로비력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돈만 챙겨 달아난 로비스트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씨는 로비 등에는 뭉칫돈을 내줬지만 빌린 돈을 갚는 데는 인색했다. 1억원을 빌리면 1,000만원씩 쪼개서 갚는 독특한 습관이 있어 불만을 품는 채권자들이 많았다고 윤씨의 한 측근은 전했다.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윤씨는 중학교 입학 보름 만에 중퇴하고 인천으로 올라와 외삼촌 아래에서 목수 일을 배웠다. 사는 게 힘들어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등 3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는 윤씨는 어려운 환경이 몸에 밴 탓인지 옷이나 음식 등 정작 본인에 대한 투자는 소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하 직원은 "깃이 닳은 오래된 양복을 즐겨 입는 등 샐러리맨보다 행색이 초라한 경우가 많았다"며 "아래 직원에도 평소 자상했다"고 말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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