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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파업을 하지 않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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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파업을 하지 않는 용기

입력
200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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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의 파업 취소는 철도노조의 자진 파업 철회에 이어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경위와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이로써 환자불편 우려가 해소돼 다행스럽다. 보건의료노조의 파업 계획은 제한적이어서 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렇다 해도 일단 결정한 파업을 취소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16일부터로 예정된 대학병원의 파업 계획에 좋은 영향이 미치기를 기대한다.이제 정부는 보건의료노조가 요구한 의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노조의 요구와 관계없이 정부가 힘써야 할 사항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누차 권고한 바 있다.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닌 만큼 노조를 비롯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부분적으로 개선을 약속한 지방공사 의료원의 위상문제도 복지부와 행자부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와 달리 금속노조는 산별 중앙교섭이 결렬돼 파업을 시작했다. 또 이 달 말까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의 임단협투쟁이 계속되며, 민주노총은 주5일 근무제 강행처리를 반대하며 23일께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노사분규 건수는 더 늘었고 조정신청 건수와 해결 건수는 줄어 파업의 강도와 관계없이 혼란과 불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개별 분규에서 노사 모두 유의할 점은 적대적이고 전투적인 자세를 버리고 평화적 협상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노사타협의 모델을 정착시키는 일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노사관계 모델의 설정과도 관련이 깊다. 파업하는 것보다 파업을 하지 않는 것은 더 용기 있는 일이다. 사용주들은 파업분위기 약화에 기대어 협상을 미루거나 산별교섭을 약속하고도 어기는 식의 불성실한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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