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두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교보문고 앞 인도에 세운 '자주 평화 촛불 기념비'가 11일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경찰은 이날 새벽 2시께 "기념비가 두 동강 나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자주와 평화를 상징하는 촛불과 비둘기 모양이 합성된 기념비가 대리석 받침에서 떨어져 두 동강이 나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인적이 드문 심야 시간에 시내 한복판에서 사건이 일어난 만큼 목격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현장 주변에 대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여중생 범대위는 "도구를 이용해 수 차례 가격한 흔적이 발견되는 등 누군가 기념비를 고의적으로 훼손했다"며 기념비 설치에 불만을 품은 단체나 관계자들의 고의적인 행동 가능성을 제기한 뒤 "정부 당국은 조속한 시일 내에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념비는 지난달 13일 여중생 사망 1주기와 추모 촛불시위 200일에 맞춰 국민들의 성금을 모아 세워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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