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의 수명은 일반인에 비해 길 것이라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천주교 신부들의 수명은 일반인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가톨릭 의대 조규상 명예교수와 이원철 교수(예방의학교실)가 1913년 3월부터 2003년4월까지 90년 동안 세상을 떠난 서울대교구 소속 신부 110명을 분석한 결과 신부들의 평균 사망 연령은 57.8세 였다. 1945년 전에 숨진 신부들의 평균 사망 연령은 53세였으며 45년 이후 사망자는 평균 68세로 15세 늘어났다. 이 조사는 신부들의 수명에 관한 첫 연구이다.
조사결과 신부가 된 후 5년 이내에 사망한 사람이 17명(15.5%)으로 일반인들에 비해 젊은 나이에 숨진 이가 많았다. 사제생활 21∼30년 사이에 사망한 신부가 2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1∼40년 사이가 22명, 41∼50년 사이 18명 순이었다. 이들의 사제 서품 평균연령이 27세이므로 40대 후반 ∼ 50대 후반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셈이다. 1970년 이후 사망자중 사인이 확실한 62명의 사망 원인을 보면 암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심장병 고혈압 등 순환기계 질환 14명, 익사 교통사고 추락 등 사고사 9명 순이었다.
연구팀이 2003년 6월 현재 25세 이후에 사제 서품을 받은 신부 808명(생존자 715명, 사망자 93명)을 대상으로 통계 분석한 결과 대상자의 3분의 1 사망시 평균 나이는 67.4세로 일반인의 69.1세보다 1.7세 정도 일찍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상자의 2분의 1이 사망할 때면 신부들은 74.8세, 일반인은 75.2세로 차이가 0.4세까지 좁혀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규상 교수는 "신부들이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높았고, 그 원인으로는 사고가 많은 것이 특이했다"면서 "신부들의 수명이 짧은 것은 무리한 수도생활과 자기 희생, 독신 생활로 술 담배 절제가 어려운 점 등 일반인에 비해 건강 관리가 부실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남경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