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 47개의 산이 무리 지어 떠있다. 그래서 원래 이름이 군산(群山)이었다. 군사적 요충지여서 큰 부대가 있었는데 부대가 육지로 이사하면서 이름도 가지고 갔다. 이름을 빼앗긴 섬들은 새 이름을 얻지도 못한 채 그냥 '옛군산'이라 불린다. 전북 군산시 앞바다에 떠 있는 고군산(古群山)군도는 이름의 내력 만큼이나 팔자도 기구하다. 지금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새만금방조제 공사 논란의 한 가운데에 있다. 이 공사가 끝나면 '섬'이라는말도 무색해진다. 고군산군도의 얼굴은 선유도. 신선과 선녀가 놀다 갔다는 아름다운 섬이다. 이제 섬으로서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준비
첫날은 군산에서 1박, 다음날은 선유도에서 1박을 한다. 군산에는 워낙 잠자리가 많아 그냥 가면 되지만 선유도는 사정이 다르다. 모두 민박이고 주말에는 사람들이 꽤 몰린다.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군산에서 가장 큰 숙박시설은 군산관광호텔(063-443-0811). 105개의 객실이 있다. 여관은 무수히 많다. 특히 군산여객선터미널 인근에 숙박업소가 밀집해 있다.
선유도 민박 예약은 인터넷(www.sunyudo.com)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선유도1구 이장집(465-5381)에 문의하면 객실의 여부를 알 수 있다. 방이 모두 예약이 됐다면 텐트를 준비한다. 야영지에서 무료로 텐트를 칠 수 있다.
선유도는 특히 물이 귀한 섬이다. 식수를 넉넉하게 준비한다. 섬 모기 대비도 필수.
군산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군산IC나 동군산IC 중 편한 곳을 택한다. 군산IC에서는 27번 국도, 동군산IC에서는 26번 국도를 이용하면 군산여객선터미널에 닿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서울에서 군산까지 고속버스가 오전 6시45분부터 밤 11시까지 20∼3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군산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는 택시로 기본요금(1,500원)이 나오는 거리이다.
허기가 져도 좀 참았다가 여객선터미널 횟집촌에서 푸짐한 저녁을 먹는다. 지상 8층 규모로 전국에서 가장 큰 군산횟집(063-442-1114)을 비롯해 바닷가에 대형 횟집이 밀집해 있다. 가는 길에 미리 예약을 하면 준비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선유도로
보통 때에는 하루 3회 선유도행 배가 왕복한다. 12일부터는 4회로 늘고, 17일부터는 8회 왕복할 예정이다. 첫배는 오전 8시에 출발한다. 밀물이면 터미널에서 출발하고 썰물이면 바깥 항구인 외항에서 떠난다. 그러나 표는 터미널에서 끊어야 한다. 셔틀버스가 외항까지 왕복운행한다. 출발하기 전에 돌아오는 날(13일)의 날씨를 확인한다. 10일 현재 기상예보로는 '쾌청'이지만 바다 날씨는 예측을 불허한다.
섬에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여객선터미널에 무료 주차장이 있다. 주말에는 붐빈다. 자리가 없으면 숙박했던 숙소와 흥정해 약간의 주차료를 내고 차를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선유도까지는 약 50㎞.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선유도에서의 첫날
선유도에는 선유8경이 있다. 그 중 으뜸이 명사십리 선유도해수욕장이다. 두 개의 바위 덩어리인 망주봉을 향해 드리워진 이 해변은 묘하게 생겼다. 양날을 가진 칼의 모양이다. 한쪽은 백사장, 한쪽은 갯벌이다. 하루 종일 해변에서 뒹군다. 백사장 쪽에서는 해수욕을 하고 갯벌 쪽에서는 생태 체험을 즐긴다.
이튿날
군산으로 떠나는 마지막 배는 오후 2시. 그때까지 선유도와 인근의 섬을 샅샅이 구경한다. 배를 빌려 해상 유람을 하는 것도 좋다. 15명 정도 탈 수 있는 배를 빌리는 비용은 15만원 정도. 같은 집에 숙박했던 팀끼리 의기투합할 만하다. 얼마나 많은 것을 보느냐에 따라 값이 조금 달라진다. 선유도는 다리로 인근의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등과 연결되어 있다. 걸어서 구경할 수 있다. 조금 지루하다면 자전거를 이용한다. 특히 연인끼리라면 강력 추천. 자전거를 빌리는 데 시간당 3,000원이다.
대장도의 수석·분재원은 빼놓지 말아야 할 명소.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수천점의 수석과 분재를 감상할 수 있다.
군산에서
오후 3시30분쯤 군산에 도착한다. 귀경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면 군산의 명소를 몇 곳 돈다. 여객선 터미널 인근의 월명공원, 금강하구둑의 금강호관광지 등이 후보다.
/글·사진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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