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10일 비용처리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을 폐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기업 및 금융기관의 스톡옵션 관행에 적지않은 파장이 일 전망이다. 미국 월가는 MS, 다임러크라이슬러등의 전례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스톡옵션을 잇따라 폐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미국기업의 경우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스톡옵션 부여가 지난해 월드컴 엔론 등 대기업들의 대규모 회계부정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또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들에 대한 수백만 달러의 스톡옵션 보상도 성행, 임원들의 배만 불리는 제도라는 질타를 받아왔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미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 주총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자사주 매입 공시 후 110억원의 스톡옵션 차액을 남겨 감독당국과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스톡옵션 부여 기준 및 행사 시기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경영진들이 이사회에서 행사가격과 규모를 자의적으로 결정하는 사례도 잦다. 이 때문에 최고경영자(CEO)들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윤용로 감독정책 2국장은 "일부 상장사들의 경우 스톡옵션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행사 규모 등을 설계하고, 임원 보수한도와도 연계하지 않은 채 행사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스톡옵션 행사시 성과연동제 도입, 등기임원의 전년도 보수공개 및 이의 행사 시 주총 특별결의 의무화,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에서 스톡옵션 부여 결정 등 엄격한 제도개선 방안을 재정경제부와 협의 중이다.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그룹이 스톡옵션제도를 가장 광범위하게 시행중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화재, 삼성물산, 제일기획 등 상장계열사의 경영진 및 핵심간부를 대상으로 이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LG등 상당수 그룹 및 기업들은 스톡옵션제도가 한국적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경영실적에 따라 현금 및 주식을 주는 성과급제를 더 선호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진이 스톡옵션 행사기간에 주가상승을 노린 이익 부풀리기 등 지나친 실적주의에 집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 관계자는 "우리기업들도 미국식 스톡옵션제를 무조건 따라갈 것이 아니라 성과배분제나 프로젝트 인센티브 등 우리현실에 맞는 성과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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