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임무를 마치고 본국으로 귀환하는 미군 장병들 중 적지않은 수가 만성적인 공포와 불면증, 우울증 등 심각한 전쟁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9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이라크전은 1991년 걸프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상전 작전 기간이 길었던데다 임무 수행 과정에서 내내 매복이나 자폭 공격을 의식한 극도의 긴장 상태로 지낸 점 등이 이러한 전후 증후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병들의 패닉 현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한 주 전 이라크에서 귀국한 3보병사단 소속 마이클 길마틴 중사는 최근 한적한 도로에서 트럭을 몰던 중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자 트럭을 세우고 뛰쳐 나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M16 소총을 찾았다. "왠지 모를 공포 속에 뭔가 놓쳤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군 당국은 참전 군인의 정신적 부작용이 다른 폭력을 유발하고 가정 파탄 등 각종 사회 문제로까지 번졌던 선례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이라크에서 귀국하는 전 장병을 상대로 의사와의 심리상담을 의무화하는 한편, 심리 치료 클리닉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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