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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기자의 컷] 절대 강자, 절대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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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기자의 컷] 절대 강자, 절대 고독

입력
200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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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스파이더 맨 등 많은 ‘~맨’들이 지구를 지키는 것 만큼이나 신경 쓰는 것이 여자 친구 문제지만, ‘헐크’는 여자 친구 때문에 거의 신세를 망치는 수준에 이르렀다.브루스는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사랑을 제대로표현하지 못하는 썰렁한 성격이 됐고, 이런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자친구 베티와는 이미 헤어진 사이. 둘은 그냥 동료 사이로 지내기로 한 상태다.그러나 브루스가 헐크로 변하고 나서의 베티의 행적은 수많은 ‘~맨’들의영화에서 보여진 여성 캐릭터 중 가장 비겁하고, 배신을 일삼는 캐릭터이다. 당초 아버지와는 몇 년째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던 베티. 그러나 브루스가 헐크로 변하는 등 사태가 심상찮아지자 베티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문제를 상의한다. 브루스를 미워하던 아버지는 군대를 출동시켜 마취총으로 그를 쏘아 연구실에 감금한다.브루스가 화를 참다 못하고 헐크로 변해 사막 지대를 마치 ‘스카이 콩콩’을 탄 것처럼 껑충껑충 뛰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후 베티는 그의 화를 잠재울 사람은 자신 뿐이라며 헐크 앞에 나타난다. 헐크는 마치 고무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 스르르 줄어들고 당연히 군인과 경찰에게 잡혀간다. 헐크가 두번이나 갇히게 된 것은 모두 베티 때문이다.베티는 고학력의 연구원. 그런 그녀가 “아버지가 브루스의 몸에서 이상유전자를 제거해, 그를 예전의 그 사람으로 돌려 놓아 줄 것”이라고 생각을 했을 리도 없고 “아버지가 헐크만의 예쁜 놀이동산을 만들어 줄 거야”라는 천진난만한 생각을 했을 리도 만무하다.베티는 심각한 상태로 변한 애인의 문제를 스스로 처리할 수 없었던 나머지 군 권력자인 아버지의 우산 속으로 냉큼 숨었을 뿐이다. 브루스가 죽은것으로 알려진 후에도, 베티는 그를 그렇게 만든 아버지에게 어떠한 적의도 드러내지 않는다.이쯤 되면 헐크는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파워맨’이 되는 셈이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이유를 잘 몰랐던 헐크, ‘아줌마’의 장진구가 된 느낌이다. 그는 이렇게 외칠 것이다. “아, 절대고독”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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