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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평창特委… "미니 국정조사" 용두사미/金지사 "불출마 호소 안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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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평창特委… "미니 국정조사" 용두사미/金지사 "불출마 호소 안먹혔다"

입력
200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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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동계올림픽 유치 방해 의혹을 다룬 9일 국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지원특위 전체회의는 '미니 국정조사'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를 보였다.먼저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은 "김 위원이 '평창은 2014년이다'라는 말을 했다는데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창동 문화장관은 "유치위 관계자들에게 직접 듣지는 못했으나 유치위 활동 과정에서 그런 얘기가 있었다고 본다"며 사실상 수긍했다. 이어 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김 위원이 IOC 위원 3,4명에게 '평창에 투표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소문을 공노명 유치위원장이 확인하자 "(김 위원이) 한국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하냐"고 개탄했다.

민주당 전갑길 의원이 "조용히 활동하는 게 김 위원 스타일 아니냐"는 등 시종 김 위원을 두둔하는 듯한 질문을 하자 공 위원장은 김 위원과 유럽 IOC측이 IOC 부위원장·집행위원 자리를 놓고 '거래'를 했음을 주장하며 맞섰다. 그러자 이 장관은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유치위원장의 개인 발언이라고 생각하고 취재진은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IOC 내부 문제를 소상히 밝히기 어렵고 스포츠 외교의 문제가 생기므로 유념해 달라"고 급히 진화를 시도했다. 김학원 특위 위원장도 "IOC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질의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선 강원지사는 김 위원에게 부위원장 불출마를 권유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지난 달 30일 프라하에서 김 위원을 찾아가 '한번 마음을 비우고 IOC 위원들에게 평창 지지를 부탁해달라'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은 "이번 문제를 정치쟁점화하거나 IOC를 결부시켜선 안 된다"면서도 "김 위원이 정말 방해행위를 했다면 정치 도의적 책임을 짚어야 똑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김 위원에 대한 공격을 계속했다.

반면 민주당측 특위 위원이기도 한 김 위원은 1차 질의응답이 끝난 뒤 회의에 출석, 신상발언을 통해 "로비는 악수해서 되는 게 아니며 20년 동안 인간적 투자를 해야 발판이 생기는 것"이라며 "하지만 모든 게 비밀"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내가 소극적이었다고 말들 하지만 평창에 아이디어와 기획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 줬다" "평생 국익과 스포츠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떠들썩한 스타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위 정회 후 "수 틀리면 IOC가 유치위원회와 KOC를 조사하게 만들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예결위 회의 등과 겹친 탓인지 전체 20명 중 8명의 의원만으로 시작됐고, 그나마 저녁7시30분쯤에는 위원장과 여야 간사 등 4명만이 자리를 지켜 국가적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무성의·무관심'을 반영했다. 특위는 당초 김 위원 관련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날 회의를 열었으나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본안은 논의조차 못한 채 저녁 7시40분께 자동산회해 빈축을 샀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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