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불안해 일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대한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불가리아에 구속중인 아들 정훈(45)씨의 석방을 위해 정부에 압력까지 행사한 파문이 커지면서 세계태권도연맹과 대한카누연맹 등 김 부위원장 부자가 수장을 맡고 있는 체육 단체들이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 부위원장이 총재로 있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신문로빌딩 5층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실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그는 1973년 연맹 출범부터 현재까지 30년간 총재직을 독식해 왔다. "아직까지 항의전화는 없었다"고 조심스레 밝히고 있지만 17명의 직원들은 일손이 잡히지 않는 듯 삼삼오오 모여 언론 보도의 진위를 이야기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직원들이 불안해 하며 업무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빨리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더 급한 곳은 대한카누연맹. 당장 16일부터 회장기 대회가 예정돼 있으나 대회장이자 연맹 회장인 김씨가 국내도 아닌 해외(불가리아)에 구속돼 있기 때문. 신윤갑 연맹 상임 부회장은 "현재까지 김 회장이 거취를 밝히지 않은 상태"라며 "김 회장과 접촉해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대회에 앞서 연맹차원의 대책회의를 가진 뒤 대회 이후 상임 이사회를 열어 김씨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씨의 임기는 2005년 1월까지다.
김씨는 지난 2월 평소 친분이 있던 용인대 김정행 총장(대한유도연맹 회장)의 추천으로 연맹 회장직에 취임, 아버지 김 위원에 이어 스포츠 행정가로서 변신을 꾀했다. 김씨는 취임 당시 카누 활성화를 위해 자신이 7,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2,500만원 정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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