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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흘렀고… 흐르고… 흐른다/ 청계천 종합 예술보고서 "물위를 걷는…"전 11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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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은 흘렀고… 흐르고… 흐른다/ 청계천 종합 예술보고서 "물위를 걷는…"전 11일 개막

입력
200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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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이 11일부터 여는 '물 위를 걷는 사람들―청계천 프로젝트' 전은 청계천에 관한 미술인들의 종합 보고서이다. 사라졌던 청계천의 옛 흔적, 이제 곧 사라질 청계천의 현재, 그리고 새롭게 나타날 청계천의 꿈이 한 자리에 모인다. 청계천이라는 문제를 놓고 기록으로서의 예술, 상상으로서의 예술이 발언한다.4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20대 신진부터 원로까지 사진 회화 드로잉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청계천을 들여다본다. 그들의 목소리는 개발, 복원, 혹은 생태라는 현실적 시각을 넘어 청계천변에 살았던 사람들의 내면, 근대화가 가져온 인공적 삶의 의미, 아직 그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새로운 청계천에 대한 비전을 담으려 한다.

1960년대 한국 현대사의 풍경을 촬영한 작품들로 이름이 알려진 일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가 찍은 1965년 청계천의 모습은 당시 천변 민생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복개를 위한 콘크리트 기둥들이 하천 가운데 뿌리박아 가는 사이로 판잣집 여인들은 빨래를 하고 아이들은 물장난을 하고 있다.

'고바우'의 만화가 김성환이 그린 1955년의 동대문 근처 풍경에는 청계천에 놓인 다리를 경계로 빈대떡집과 사창가, 천변 사람들과 행인들이 마치 조선시대 풍속화처럼 해학적인 모습으로 나온다.

박주욱의 회화 'tracking hand'는 청계천에 터를 잡고 고단한 삶을 이어온 이들에 대한 재발견이다. 평생 노동자로 살아온 아버지의 손, 핏줄이 나무뿌리처럼 선명하게 새겨진 그 손을 작가는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듯 점으로 찍어 그려나갔다. 김창겸의 비디오 '길'은 주인공이 서울시가 제공한 '청계천 복원 상상 이미지'를 들고 현장을 찾아 나선다는 내용이다. 황학동 벼룩시장 등 천변의 온갖 사물과 사람과 이미지들이 재발견되고, 현실과 상상의 이미지가 오버랩되며 영상의 주인공은 현실과 꿈의 차이, 그 의미를 묻는다.

디지털 사진작가 유혜진의 '물 위의 해체'는 청계천의 현재 모습과 거대한 레고를 들고 물 위를 걸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합성해 복원공사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서울시립미술관 2층과 3층이 뚫린 구조를 이용한 리경, 전준호의 '관수교'는 목재 다리 설치, 하늘과 물의 이미지를 담은 영상으로 새롭게 태어날 청계천의 미래를 꿈꾼다. 이렇게 이어온 과거 현재 미래의 청계천은 배병우의 사진 '한강'으로 긴 흐름을 끝낸다. 청계천이 한강으로 가 다시 임진강, 서해와 만나는 흐름, 물길의 장정을 보여주려 한다. 전시는 8월 17일까지. 문의 (02)2124―8941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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