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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젠화 조기퇴진설 "풍전등화" 지지율 30%대… 세력기반 정당·中정부도 불신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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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젠화 조기퇴진설 "풍전등화" 지지율 30%대… 세력기반 정당·中정부도 불신 보여

입력
200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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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젠화(董建華·66) 홍콩 행정장관이 집권 6년 만에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홍콩 언론은 그가 조기 퇴진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둥 장관의 조기 낙마론은 최악의 여론지지도와 지지 정파의 이반, 중국 정부의 태도 등에서 기인한다.

그는 1997년 1월 집권 직후의 반짝 인기를 제외하면 이후 줄곧 지지도가 40%대를 맴돌았다. 이달 들어 국가안전법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은 30%대로 주저 앉았다. 경기침체와 역대 최고인 실업률(8.3%)로 불신을 받아온 그에게 국가안전법 파문은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입법회 내에서도 고립무원 상황에 처했다. 세력 기반 역할을 해온 친중국 성향의 자유당과 민건련(民建聯)이 모두 등을 돌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둥 장관이 9일 입법회의 불신임 투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칼자루를 쥔 중국 정부의 태도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국무원 홍콩사무실 관리들은 7일 둥 장관이 국가안전법 제정 연기 방침을 밝힌 직후 급히 홍콩으로 와 민심 동향을 살피기 시작했다. 빈과일보는 중국측이 접촉한 인사들이 한 목소리로 그에 대한 불신을 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쉽게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바로 손을 댈 경우 '1국 2체제' 보장 약속이 깨질 뿐 아니라 홍콩 행정부가 중국의 허수아비란 인상을 강화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홍콩 언론들은 따라서 중국 정부가 우선 둥 장관으로 하여금 개각을 하도록 한 다음 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둥 장관은 해운재벌(동방해외실업) 총수로 97년 홍콩 초대 행정장관(임기 5년)에 취임했으며 2002년 연임했다. 상하이(上海) 태생인 그는 49년 중국 공산화와 함께 홍콩으로 이주했다. 동방해외실업은 한때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파산 위기를 넘기기도 했으나 이번에도 중국이 그를 신뢰할지 관심이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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