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오정희(56)씨의 중편 '새'가 2003년 독일 리베라투르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수상작은 지난해 8월 대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독일 펜드라곤 출판사에서 번역·출간됐다. 리베라투르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그리스도교회인 세계교회센터가 1987년 제정, 제3세계의 여성 작가들에게 주어 온 상이다.8일 오정희씨는 "한국 문학을 세계에 소개하는 데 한 역할을 했다는 데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1996년 단행본으로 나온 '새'(문학과지성사 발행)는 오씨가 초등학교 상담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보고 들은 체험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어머니가 가출한 뒤 힘겹게 살아가는 두 남매의 이야기다. 오씨는 "물질적 빈곤으로 인한 정신적 피폐, 가정의 붕괴가 이어지는 사회적 메커니즘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런 상황이 한국적인 데 머물지 않고 보편적인 것으로 읽혔다는 데 수상의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객관적이고 섬세한 글쓰기를 통해 독일 독자들이 한국 어린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했다. 이 소설은 충격적인 것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그 정신이 독자의 뇌리 속에 남아있다"고 평했다. 상금은 500유로(한화 70만원), 시상식은 10월5일 프랑크푸르트 그리스도교회 세계문화센터에서 열린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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