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후 월남한 팔순의 실향민이 평생 모은 재산 370여억원을 사회에 환원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태원(姜泰元·84·제주 서귀포시·사진)옹.강 옹은 지난해 8월 기부프로그램인 KBS의 '사랑의 리퀘스트'에 무려 270억원을 기탁해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인물로 평생동안 어렵게 모은 재산을 1남 4녀의 다섯 자식에게 남기는 대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데 내놓은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 옹은 270억원 외에도 2001년 충북 음성의 꽃동네에 1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증한 것을 비롯해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의 장기이식을 위해 서울아산병원에 1억1,000만원을 기증하고 사랑의 집 등 10여개 사회복지시설에도 금전적 지원을 해 왔다.
고향인 평양에서 단신 월남 후 막노동판을 시작으로 포목상과 운수업으로 큰 돈을 번 강 옹은 지주였던 선친이 평소 "자식교육을 위해서는 한푼도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새겨 재산의 사회환원에 대한 결심을 오래 전부터 굳혀왔다.
특히 자녀들에게는 '부잣집 자식'처럼 생활하지 않도록 엄하게 키웠으며, 수백억원의 재산을 기부할 때도 자녀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을 정도였다. 강 옹은 폐가 굳어지는 병으로 현재 제주 중문단지에서 요양을 하고 있다.
강 옹 외에도 1991년부터 지금까지 192개 농어촌마을과 결연을 맺고 농촌일손돕기와 의료봉사 등을 해온 (주)포스코 최광웅(崔光雄·59) 부사장이 기업의 사회공헌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다.
보건복지부는 강옹을 포함한 이웃돕기 유공자 125명에 대한 훈포장 포상식을 8일 오후2시 롯데호텔에서 갖는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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