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은 아이들이 지내기에 가장 힘든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건강한 아이도 여름만 되면 기운을 못 쓰고 설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름 설사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찬 기운에 노출되어 나타나는 설사가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우리 몸은 더위를 적절히 식히기 위해 마치 차가운 공기로 가득 찬 방안처럼 변해버린다. 그런데 냉방된 곳에 오래 있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오히려 에너지를 쓴다.그러나 머리나 몸이 쉽게 데워지지 않고 결국 머리까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띵하고 어지러우면서 맥을 못 추게 되고 심하면 설사를 하게 된다. 한방에서는 이런 경우 방안에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듯이 몸을 덥게 하여 설사를 치료한다. 가정요법으로는 닭백숙에 찹쌀을 넣어 먹거나 황기, 인삼 등을 곁들여 먹는 게 좋다.
두번째는 상한 음식을 먹고 두드러기가 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다. 어른들은 여러 차례 설사를 경험했기 때문에 상한 음식을 먹더라도 몸이 이를 적절히 처리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몸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상한 음식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
이럴 때 한방에서는 이 같은 노폐물을 빨리 배출하기 위해 오히려 설사를 하게 한다. 즉, 설사를 통해 더러운 장을 한번에 청소하고 안정시키는 것이다. 가정에서는 이 때 아이에게 아예 물만 먹이거나 먹는 양을 줄이고 먹기 편한 유동식을 주어 위와 장이 회복되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 하지만 설사할 때 열이 나면서 구토하거나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올 때, 탈수 증상을 보이면 진찰을 받아야 한다.
/강남함소아한의원 원장 arariyo@hamso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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