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지각변동은 정국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당장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들이 주류인 민주당 신주류가 집단 탈당해 신당을 만들 경우 집권여당이 어딘지 모호하게 된다. 민주당 구주류는 분당에 강력 반발,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게 뻔하다. 노 대통령이 당장 신당에 가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신당이 집권당 역할을 하기도 어렵다. 자연히 기존 여야 대립각은 무뎌지는 대신 현안별 정책 연합이 도모될 소지는 충분하다.
명실상부한 여당은 내년 총선 이후에 등장할 것 같다.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신당과 민주당 구주류 측이 총선후 합당 및 연대 수순을 밟아 새 여당으로 변신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이 "내년 총선 이후 과반 정치세력이 총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총선 이후 정국의 가변성이 더 클지도 모른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구주류, 자민련 등이 내년 총선을 전후로 반노·비노 연합을 형성,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고리로 '정계 대지진'을 도모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실제로 이들이 뭉칠 경우 원내 개헌선인 3분의2 의석을 확보할 개연성이 크다.
외연 확대와 총선 승리를 위한 각 정당간의 개혁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신당이 지역적으로 '탈호남 비영남'을 내세우면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영남당, 민주당 구주류=호남당, 자민련=충청당'의 지역정당 구도는 더욱 고착화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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