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모든 정부기관에 구독금지를 지시했던 가판신문이 청와대에 다시 등장했다. 물론 청와대 직원들이 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청와대의 가판구독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기자들만 본다"는 조건으로 지난 4일 저녁부터 춘추관에 배달이 시작됐다. 구독비도 기자들이 거둔 회비에서 나간다.
그러나 가판신문의 등장과 더불어 청와대 직원들은 고민에 빠졌다. "내일자 신문에 어떤 기사가 실렸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만 기자들과 섞여 가판신문을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판절독은 "언론과의 유착관계를 끊겠다"는 노 대통령의 언론개혁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적 행위. 때문에 아무리 기자들이 배달시킨 것이지만 이를 보는 것 역시 노 대통령의 의지를 거역하는 것이 되고 만다.
때문에 당장 가판신문이 처음 배달된 4일에도 일부 직원은 곤혹스러워 하며 아예 가판이 배달된 기자실에 들어오기를 꺼려했다. 윤태영 대변인도 6일 "가판신문은 기자들이 구독하는 것으로, 청와대와는 관계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보면 안된다"라고 잘라말했다. 그러나 윤 대변인도 "그냥 지나가다가 언뜻 보게 됐을 경우는 어떻게 하지"라고 한 마디 덧붙였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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