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가들이 순매수 기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하루 만에 5,182억원 어치나 순수하게 사들여 2년 만에 하루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는 등 5월(6,880억원), 6월(2조3,000억원)에 이어 7월 들어서도 7,000억원 가까이 사들이고 있다.이 같은 외국인의 폭발적인 순매수 유입 배경 및 자금 성격과 관련해 주목되는 현상이 바로 미국 채권시장의 움직임이다.
지난 주 후반 기대치를 밑도는 6월 미 노동시장 관련지표와 기대치를 상회한 6월 ISM 비제조업지수에 대한 반응으로 미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였지만, 미 채권시장은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미국 채권시장에서 대표적인 금리인 국채10년물이 6월 25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5bp금리인하 결정이후 3.26%에서 3.65%(7월3일 현지시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미국 채권시장에서 디플레이션 압력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해 채권 수익률이 내리고 채권값은 급등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채권시장의 약세 현상은 ISM제조업 지수 등 최근 발표된 제조업 경기지표의 호전과 더불어 미국의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미국 채권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 및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재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금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자금의 재분배 현상이 외국인 순매수의 근본적인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외국인에 의한 추가 유동성 공급의 기간과 강도는 미국 채권시장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닐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국내 채권시장은 부진한 실물 경기와 하반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치 반감으로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재차 하락 반전하고 있어 미국 채권시장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양국의 채권시장 움직임은 양시장의 경기 회복 기대 수준의 차이와 증시 유동성 유입의 차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또 우리 증시의 미국 증시 동향 및 미 증시 유동성 보강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외국인에 의한 외부 유동성 보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 수급 여건 역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주부터 본격화하는 미국 및 한국시장의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강화할 소지가 크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수급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정보기술(IT)대표 종목과 2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인터넷, 화학 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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