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지각변동은 당장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우선 정치권 구도가 한나라당, 개혁신당, '잔류 민주당', 자민련 등 4당 체제로 바뀔 경우 그동안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 표심이 한곳으로 결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었던 호남 지역은 아직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해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분당될 경우 중·장년층 및 노년층이 구주류 중심의 '잔류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호남의 오랜 정치적 염원은 지역구도를 깨는 것"이라며 "신당이 모양을 갖추면 민주당 잔류세력은 몰락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어쨌든 이같은 호남 민심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만일 수도권에서 호남 표가 '개혁신당'과 '잔류 민주당'으로 양분되면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또한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신당의 취지와는 달리 내년 총선에서 또다시 지역구도가 심해질 개연성도 있다. 한나라당과 '잔류 민주당', 자민련 모두 영남 호남 충청이라는 지역기반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잔류 민주당'과 자민련간의 연합공천 등 합종연횡설이 나오는 것도 지역구도와 무관치 않다. 신당이 진보·개혁세력이 결집한 단일신당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경우 보수세력 중심의 한나라당, '잔류 민주당', 자민련과의 이념대결이 처음으로 펼쳐질 수도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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