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분규 등 경영 여건악화 →기업 투자 위축→생산기지 해외이전→침체 장기화' 한국일보가 6일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경영전망' 조사는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단순한 경고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무엇보다 주요 그룹들이 하반기에도 좀처럼 투자를 늘리지 않을 것으로 조사돼 올 하반기 한국 경제의 진로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10대 그룹 가운데 8곳('전반기와 비슷한 수준' 6곳, '5% 미만 감소' 2곳)이 올 하반기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강력한 주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10대 그룹이 '경제회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 질문(서술형)에 대해 한 목소리로 '노사문제 해결'과 '규제 완화' 등을 주문한 것은 기업들이 왜 투자를 망설이고 있으며, 투자 활성화를 위해 앞으로 정부가 서둘러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전경련 등에서 노사문제가 계속 악화할 경우 국내 투자를 중단하고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현실화 가능성을 묻자 '가능성이 있다(2곳)', '국내 신규 투자는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3곳)' 등 대답이 나온 것도 충격적이다.
하반기 경영 전망도 대체로 밝지 않았다. 하반기 매출의 증가를 예상한 곳은 3곳(5∼10% 1곳, 5%미만 2곳)인 반면, 감소를 내다본 곳은 5곳(5%미만 3곳, 5∼10% 2곳)이나 됐다. 또 하반기 순익전망도 감소가 5곳(5%미만 4곳, 5∼10% 1곳)으로 조사된 반면 증가는 단 2곳(5∼10% 1곳, 5%미만 1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호전을 내다본 그룹이 4곳으로 조사돼 기대심리를 드러냈다.
하반기 경영의 최대변수로는 '내수 위축 및 수출부진'을 꼽는 그룹이 5곳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노사문제'를 지목한 그룹이 4곳이었고, 나머지 1곳은 '약 달러 현상 등 외부변수'라고 답했다.
한편 내수 전망은 소폭 증가와 소폭 감소가 각각 5곳, 5곳으로 의견이 엇갈렸고, 하반기 환율과 금리에 대해서는 각각 현재 기조 유지를 내다본 견해가 가장 많았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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