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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독/대인기피·편집증 부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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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독/대인기피·편집증 부를수도

입력
2003.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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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앞두고 부모들에게 슬슬 걱정되는 일이 있다. 생활이 느슨해지면서 아이가 하루종일 컴퓨터에 붙어앉아 있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인터넷 중독'은 아이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크게 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김정숙 연구팀은 경기 광명시 중·고생 764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과 건강상태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중독 정도가 심할수록 건강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규칙적 식사, 수면, 운동, 자아조절, 정서적 지지, 자아실현 등 11개 항목을 평가한 건강증진 생활양식 점수가 비중독자(58.6%)는 156.8점인 반면 초기 중독자(38.4%)는 150.2점, 중증 중독자(2.9%)는 133.3점이었다. 또 자기 스스로 느끼는 건강상태도 비중독자는 9.6점, 초기 중독자는 9.22점, 중증 중독자는 7.77점으로 중독자는 건강한 사람들의 평균치(9.6점)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중독에 빠진 아이들은 밤늦게 게임을 하고 낮에는 졸거나, 공부할 때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밥도 거르고 마우스만 잡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심하면 아예 학교에도 가지 않겠다며 부모와 심한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신적·사회적 장애는 중독의 원인이기도 하다.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병원 이홍식 원장은 "인터넷중독을 보이는 청소년은 대인기피증, 강박감, 편집증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공포증이나 회피적 성격을 갖고 있는 아이가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혼자 인터넷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중독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충동조절을 못 하거나, 주의력 결핍인 아이, 왕따·학업부진·학교폭력 등 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도 이로 인해 컴퓨터에 빠질 수 있다.

대인관계와 정서적 문제는 컴퓨터중독의 원인이며 결과일 수 있으므로 아이의 컴퓨터 중독을 극복하는 데에는 부모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정보문화진흥원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02-3660-2580 또는 www.iapc.or.kr)의 김미화 상담연구원은 "중증의 중독 청소년은 이미 부모와 관계가 단절되고 갈등이 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컴퓨터를 치워버리거나 비난하는 것은 오히려 반발심만 키우게 된다"며 "먼저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자가진단이나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중독정도를 객관화하고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컴퓨터 앞에 시간표를 붙여놓고 자신이 언제, 몇 시간이나 이용하는지 체크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또 컴퓨터는 담배를 끊듯 일순간에 없애버릴 수는 없기 때문에 컴퓨터를 거실이나 안방으로 옮겨놓고, 하루 몇 시간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능하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고, 일주일에 2번 이상 운동을 하도록 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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