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5월 중순 재선 운동을 시작한 이후 6주 동안 모은 선거자금은 약 3,000만 달러. 지난 3달 동안 민주당의 대선후보 9명이 모은 자금을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다. 부시 대통령은 여세를 몰아 내년까지 대선자금으로 2억 달러(약2,400억원)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2000년 대선에서 세운 자신의 최대 선거자금(1억 달러) 모금 기록을 다시 깨는 신기록이다.역대 누구보다도 뛰어난 부시의 선거자금 동원력을 그의 개인적 능력으로 설명하는 것은 곤란하다. 시사주간 타임 최근호(7일자)는 공화당 선거운동본부의 재무담당 부책임자인 잭 올리버(34·사진)를 부시 선거자금의 일등 공신으로 소개했다.
미국 정치 역사상 가장 막강한 '현금 기계'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올리버는 나이가 의외로 적다는 점에 눈길이 가지만 그는 이미 2000년 대선에서도 부시 대통령에게 1억 달러를 모아준 숨은 실력자였다.
올리버의 스타일은 군대식의 엄격한 규칙이 특징. 최근 한 모금행사에서 그는 중간 모금책들에게 3만 달러 모금에 부시의 크로포드 목장 초대를 내걸었다. 단 수표가 아니라 6월 말까지 현금이 들어와야 하며 하루라도 늦으면 선물은 없다는 조건이었다.
그는 한번 형성된 자금모집 조직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2000년 대선 당시 핵심 자금모집책들을 별도의 그룹으로 만들어 더욱 정교하게 조직화했고 이메일과 편지, 전화를 통해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기부자의 자녀가 대통령과 사진을 찍고 싶어하면 어떻게 해서든 이를 성사시켜주는 식이다. 이 같은 그의 조직 관리는 지난해 공화당이 압승한 중간선거에서도 빛을 발해 부시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모두 1억4,000만 달러를 모아줄 수 있었다.
한 공화당 로비스트는 "로널드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때는 대선 승리 이후 기부자들을 그냥 방치했지만 올리버는 그들이 지속되는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느낌이 들도록 만든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는 것을 매우 꺼린다. 부시 대통령도 그를 애지중지하지만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일은 거의 없다. 타임은 "본지와의 인터뷰도 거절했다"고 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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