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8월 개편'이 기정사실화하면서 민주당과 청와대 사이에, 또 청와대 내부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의 '홀대'에 볼멘 소리를 해온 민주당쪽에서는 이번 개편을 당의 영향력을 넓히는 기회로 활용하려 하고 청와대에서는 "밀어내기 하려는 것이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내에서는 총선 출마희망자 외에 '수석급 총선 차출설'등이 어지럽게 흘러다니면서 개편 이후의 비서실 주도권 향배에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다 386 측근과 부산인맥 사이에서 제기됐던 파워게임설까지 다시 등장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민주당―청와대 기류
청와대 내에서는 민주당 신주류측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이해찬(李海瓚)·천정배(千正培) 의원의 청와대 투입설 등이 누구를 타깃으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본인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비서실장급이라는 데는 이론을 다는 사람이 없으나, 천 의원의 경우 정무수석보다는 오히려 민정수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에 대해선 당 안팎에서, 또 청와대 내부에서 부산 지역 바람몰이를 위해 '몸을 던져야 한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정작 문 수석은 "정치에 뜻이 없다는 점을 누누히 밝혀왔다"며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도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다. 유 수석측에서는 최근의 민주당 기류에 의도를 가진 노림수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일임 속에 청와대 개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측은 "지금 흘러다니고 있는 얘기는 대부분 낭설"이라며 의연하게 청와대 내부 정비에 힘을 쏟겠다는 자세다.
청와대 내부 기류
청와대내 386 핵심 측근들의 네트워크가 어떠한 변화를 겪을지가 우선 관심사다. 최측근 386인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실장은 "총선에는 절대 나가지 않는다"며 자리를 지킬 뜻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다른 몇몇 386 측근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출마 희망자들이 방출된 이후 그 자리를 누가 메우게 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청와대내의 역학구도와 직접 관련이 있다. 청와대측은 그러한 갈등구도를 부인하고 있지만 알게 모르게 불거졌던 386 핵심 측근들과, 문재인 민정수석을 정점으로 하는 부산인맥 사이의 힘의 균형이 어디로 기울지도 청와대 개편과 관련이 있는 대목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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