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연구소와 수원 디지털미디어 사업장 등에는 카메라 폰을 갖고 들어갈 수 없다. 카메라 폰 기능을 이용해 핵심기술이나 도면 등 중요 정보를 빼돌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최근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첨단기기가 대거 등장함에 따라 기업들이 앞 다퉈 내부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혹 있을지 모르는 사내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집안 단속'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사내에서 포털사이트의 메신저 사용을 금지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주)는 3일부터 사원들의 MSN,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가 서비스하는 메신저 사용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사내 인터넷 시스템의 메신저용 포트를 막고 방화벽을 설치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도 지난해 포털사이트 메신저 사용을 차단했다. 삼성 관계자는 "메신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외부 보안이 극히 취약해 해커들에 의해 회사 기밀이나 고객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올 초부터 사내 일부 지역에서 카메라 폰 사용을 금지해온 삼성전자는 14일부터 기흥·화성 반도체 연구소와 수원, 구미 등 사업장에서 임직원과 방문객을 포함한 모든 출입자의 카메라 폰 사용을 전면 통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폰 반입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카메라 폰 렌즈에 봉인 스티커를 부착, 카메라 기능을 차단하는 한편 사업장을 나갈 때 봉인스티커의 훼손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카메라 폰을 생산하는 마당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할 경우 생산과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최근 카메라 폰 기능이 향상돼 회사 핵심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암행어사처럼 신분을 감춘 채 보안에 허점을 드러내는 직원들에게 경고 조치를 취하는 '보안어사' 제도를 실시해온 삼성 SDI도 최근 보안어사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사내 정보전달 시스템인 인트라넷에 보안 솔루션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적인 보안조치에 속한다. 삼성그룹이 올 초 18개 계열사는 물론, 40여개 관계사의 인트라넷에 보안 솔루션을 설치한 데 이어 LG그룹도 계열사별로 설치에 나서고 있다. 보안 솔루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부 보다 내부자에 의한 보안사고가 늘고 있어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내부 보안장치를 강화하는 기업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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