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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영문판 해리포터 '狂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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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영문판 해리포터 '狂風'

입력
2003.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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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주문했는데 왜 빨리 책을 안 주는 겁니까. 애가 떼를 써서 죽을 지경이에요. 같이 주문한 친구들은 다 받았다는데….”매장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외서를 팔고 있는 교보문고 담당자는 최근까지매일 이런 전화 수십 통이 걸려와 일상 업무를 하기 힘든 지경이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 제5탄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때문이다. 언제 우리글 번역본이 나왔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모두 지난달 21일 동시 판매된영어본 이야기다. 국내 번역본은 10월 말~11월 초에나 나온다.온ㆍ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국내 외서 수입 판매업계는 지금 사상 초유의 경험을 하고 있다. 외서를 수천 권 단위로 주문했는데 출판사에서 책이 모자란다고 다 보내지도 않았고, 그나마 도착한 책은 당일에 모두 팔려 나갔다.교보문고의 경우 출간 전 인터넷 예약 주문은 3,000여 건. 이 수량을 맞추고 매장 진열 판매용 등 추가 수요를 예상해 미국 스콜라스틱(Scholastic)사에 낸 주문은 4,000권. 하지만 발매 직전 도착한 것은 1,000여 권에 불과했다. 당연히 예약 주문자에게 대부분 배송하고, 구색용으로 일부만 매장에 내놓았지만 역시 바로 동이 났다.

사정은 지방도 마찬가지. 지방의 150여 중대형 서점 판매 도서를 종합 집계하는 북새통의 지난주 베스트셀러 집계에 따르면 ‘느낌표!’ 도서를 포함한 종합 순위에서 ‘해리 포터’ 5권이 10위를 차지했다. 소설만 따로집계하면 3위이고 거기서 ‘느낌표!’ 책을 빼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책이 된다. 외서가 순위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이다.

‘해리 포터’ 열풍이 대단한 줄이야 알았지만, 영문판이 국내에서 이렇게팔릴 줄은 정말 꿈도 못 꿨다. 영어 소설 술술 읽는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은가 감탄하다가 영어가 다른 나라 말이 아니라 이미 일상 생활어가 되고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교보문고 해외도서 담당자는 평균 6개월 간격으로 나온 이전의 시리즈에비해 이번 책은 3년 만에 나왔고, 그동안 독서층이 성인으로까지 넓어졌으며, 내용에 익숙해지면 영어책이라도 읽기 어렵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제 영어로 소설을 읽으며 크는 아이들과 대화할 준비를 해야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니 걱정이 앞선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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