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순매수로 투자확대에 나선 외국인들이 반도체주에 투자를 집중하며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은 3일 거래소에서 5,186억원을 순매수하며 2001년 4월 이후 하루 매수규모로는 최대치를, 증시 사상 7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닥에서도 715억원을 쏟아 부어 지난해 3월이후 가장 많은 하루 순매수 규모를 보였다.
비록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3,900억원대와 1,100억원대를 순매도한 개인과 기관의 양동작전에 눌려 종합주가지수를 700선 이상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지만 본격적인 매수세 확대로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열풍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의 매수세 확대를 미국 채권형 펀드 자금이 글로벌 및 이머징마켓펀드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과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서 찾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가 0.25% 포인트 추가 하락하면서 2000년 3월이후 채권으로 유입됐던 미국의 자금이 다시 주식으로 옮겨왔으며 이렇게 증시로 몰린 자금이 최근 가격 상승으로 다시 부상하고 있는 반도체 종목에 집중됐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순매수액의 약 60%는 ING증권 창구 등을 통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덕분에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한때 39만원선까지 근접했으나 오후들어 상승폭이 줄면서 2.96%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집중한 이유는 최근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투자증권 이정 연구원은 "D램 반도체 가격이 256MB DDR D램 266㎒의 경우 2월말 2.8달러에서 최근 3.7달러로 올랐다"며 "10월에는 4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반도체업체들의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문제가 된 반도체 재고량도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들의 주문량 증가로 크게 줄었다"며 "하반기 정보기술(IT)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증권 이선태 연구원도 "인텔에서 스프링데일 칩셋을 내놓은 덕분에 3분기 PC 1대당 D램 반도체 장착량은 전분기보다 6% 증가한 350MB에 이를 전망"이라며 "최근 512MB를 장착한 PC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등 PC판매량 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PC당 반도체 장착량으로 수요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이날 속속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6개월 목표주가를 39만원에서 45만원으로, UBS증권은 12개월 목표주가를 41만원에서 43만원으로, 대한투자증권은 6개월 목표주가를 42만원에서 44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앞으로 증시의 관심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사랑'이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4월말이후 약 3조8,000억원대의 자금을 국내 증시에 투입했기 때문에 자금이 고갈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2001년 9.11 테러사태이후 2002년 1월까지 약 4조원을 투자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한도를 이 같이 추정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채권시장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유입될 경우 4조원대를 상회하는 투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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