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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 조니 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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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 조니 뎁

입력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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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은 할리우드 스타 가운데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동시에 찬사를 받는 드문 배우다. 팀 버튼 감독의 '엘름 가의 악몽'(1984), '가위손'(90)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돈 때문에 작품을 하거나, 팬을 고려해 작품을 고르지 않는 배우로도 유명하다.그런 그가 월트 디즈니사의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다. 언제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인물형에서 다소 동떨어진,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창조해 온 연기파 배우였기에 그의 첫 블록버스터 출연은 놀라운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어린 시절 무엇이나 원하는 것을 손에 넣고 유유히 사라지는 해적이 돼 보는 것은 모든 어린이들의 꿈 아닌가."

25일 미국 LA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조니 뎁은 자신이 해적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올해로 마흔,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것도 해적 영화 출연에 영향을 미쳤다. "딸이 네 살인데 디즈니 만화영화를 늘 함께 보곤 한다. 이 영화라면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재미와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해적 캐릭터를 빚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조니 뎁은 해적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가 맡은 잭 스패로우는 한때 잘 나갔던 해적 선장이었으나 지금은 악당 해적 선장 바르보사(제프리 러쉬)에게 자신의 해적선 '블랙 펄' 호를 빼앗긴 뒤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는 퇴물 해적. 애꾸눈에 갈고리 손을 가진 고전적 해적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영화 속에서 중심을 잃은 것처럼 비틀거리고 중얼거리듯 말을 건넨다. 마치 술에 취해 있거나 배 멀미를 하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잭 스패로우를 연기한다. 여기에 악당임에도 불구하고 영민한 머리에 천연덕스러운 장난기도 더했다.

"이전에 보았던 해적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제작자와 투자자들이 이런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 설정이 영화를 망치고 말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나를 믿어달라고 설득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그들에게 주었다."

그는 "해적들은 당시에는 록 스타와 같은 존재였다"고 비유했다. "18세기 해적들의 생활은 록 스타의 자유분방함과 닮아 있다. 실제로 전설적 록 그룹인 롤링 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차즈로부터 잭 스패로우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 배우 데뷔 전 '키즈'(Kids)란 그룹에서 록 가수 생활을 했던 조니 뎁은 이 영화에서도 록 가수처럼 머리에 다양한 장식을 치렁치렁 달고 나온다.

잭 스패로우는 바르보사에게 납치된 총독의 딸 엘리자베스 스완(카이라 나이틀리)과 그녀의 애인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의 로맨스에서는 한발 짝 떨어져 오로지 '블랙 펄' 호를 되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들과 얽혀 좌충우돌한다. '돈 쥬앙'에서 희대의 카사노바, '프롬 헬'에서 마약중독자 수사관을 연기했던 조니 뎁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설정한 새로운 해적의 모습은 액션 어드벤쳐인 이 영화가 여느 해적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LA에서 열린 시사회에서도 조니 뎁의 연기는 수 차례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저주받은 보물을 훔쳐 영원히 죽지 않고 달빛을 쐬면 해골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바르보사 일행이 영국 총독의 딸을 납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캐리비안의 해적'은 '진주만', '아마겟돈' 등으로 유명한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링', '멕시코'의 감독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영화. 국내 개봉은 9월5일이다.

/LA=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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