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당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최 대표가 2일 내놓은 첫 개혁카드는 주요당직자회의 등 아침 회의의 시스템을 대폭 수술한 것이다. 우선 최 대표는 '대표―총무―정책위의장'으로 된 분권형 트로이카 지도체제에 걸맞게 매주 2차례 열리는 상임운영위원회만 주재하고 당직자회의 등은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이 주관토록 했다. 자신은 민생현장 방문 등을 통해 당의 외연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회의 내용도 각종 정책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내실화하기로 했다. 그 동안 매일 아침에 열린 당직자회의에서는 대표와 당3역 등이 경쟁적으로 대여 공세에 나서는 바람에 정쟁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왔다.
한 고위당직자는 "솔직히 당직자회의의 오프닝 멘트를 준비하면서 대여 공격의 톤을 높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지 않았고, 비공개회의는 대부분 잡담 수준이었다"면서 회의 시스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박진 대변인도 "불요불급한 성명이나 논평은 가급적 지양하고 험담이나 거친 표현, 근거 없는 비방이나 비상식적인 표현은 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최 대표는 당의 정체성과 관련, '참보수론'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이날 신임 당직자와의 간담회에서 "지난 30여년간 이 나라를 만든 주류가 한나라당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우리 당이 그 일부이자 후계자"라면서도 "보수쪽에도 엉터리와 부도덕한 사람이 우리와 동거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최 대표의 이 발언이 일부 중진의 물갈이를 통한 인적 쇄신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 대표는 또 "노·장·청의 조화를 강조한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처럼 역동성과 능력, 지혜가 어우러져야 조직이 생명력을 갖고 큰 과오를 저지르지 않는다"면서 당의 단합과 조화를 강조했다. 그는 "대표 경선에서 누가 나를 밀었고, 안밀었고 하는 일을 다 잊었으며 내년 17대 총선에 모든 것을 걸기 위해 어제의 원수라도 끌어안고 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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