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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적자 州정부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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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적자 州정부에 불똥

입력
2003.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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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미국 재정적자가 주정부에까지 파급돼 주 정부기관 일부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주정부의 재정위기는 부시 대통령의 감세정책에 맞춰 세금인상은 어떻게든 봉쇄하겠다는 공화당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공공지출 삭감과 함께 세수확대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민주당이 타협점 없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어서 재정위기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점치기 힘들다.380억 달러라는 초유의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재정적자 해소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달 30일이 마감인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데 실패했다. 공공지출을 대규모로 삭감해 재정적자를 해소하자는 공화당이 내놓은 예산편성안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이 안은 초등학교 지원금 중 매년 10억 달러를 추가 삭감하고 주립 교도소 예산도 4억5,000만 달러를 줄이자는 등의 내용이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의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이는 10만명 이상 유치원생과 대학에 진학할 권리가 있는 수만명의 교육기회를 박탈하는 조치"라며 "절대 서명할 수 없다"고 거부하고 있다. 또 공화당 생각대로 교도소 예산이 깎일 경우 2만명의 재소자를 조기에 풀어줘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공화당 일부에서는 임기 전 주지사를 해임하는 주민소환까지 거론하고 있다.

문제는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데 따른 앞으로의 파장이다. 주정부는 여름부터 공공서비스 등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교도소에 납품하는 식품과 교과서 등에 대한 대외지급도 이르면 이달 말부터 중단되고, 8월 이후에는 노동자의 70%가 주정부가 규정한 최저임금인 시간당 6.75달러로 임금이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달 단기부채를 해소하고 7∼8월 소요되는 현금을 충당하기 위해 주정부가 은행권에서 빌린 110억 달러를 어떻게 갚아 나가느냐도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 주정부의 신용도가 정크본드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주민이 부담해야 할 이자만도 2억1,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은 캘리포니아주뿐이 아니다. 뉴저지 주정부는 1일 양당이 재정적자 해소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정부를 폐쇄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판매세가 없는 몇몇 주 중 하나인 오리건주는 재정수입이 1월 예상치보다 10억달러 이상 줄어들자 판매세의 도입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코네티컷, 네바다 주 등은 주지사가 예산안 타결을 강제하기 위해 주의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는가 하면 세금인상안이 끝까지 거부될 경우에 대비한 소송을 주대법원에 제기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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