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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관습을 거부한다" 스페인 열정닮은 두 거장/"미로·타피에스"展 발길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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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관습을 거부한다" 스페인 열정닮은 두 거장/"미로·타피에스"展 발길 몰려

입력
200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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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003 한국에서의 스페인의 해'이다. 한국 최초의 '스페인의 해' 행사로 주한 스페인대사관을 중심으로 스페인의 다양한 문화가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0일 개막한 '후앙 미로와 안토니 타피에스' 전(쥴리아나 갤러리·24일까지)에 미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초현실주의 화가 후앙 미로(1893∼1983)와 추상화가 안토니 타피에스(80)는 20세기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두 사람 다 스페인 카탈로니아 지방 출신으로 깊은 친교를 맺었고 오랜 투병생활 속에서 열정적 작품세계를 구축한 것도 공통점이다.

"나의 작품에는 일종의 혈액 순환이 있다. 그림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나는 병이 난 것처럼, 가슴이 아픈 것처럼, 질식할 것처럼 육체적인 아픔을 느낀다. 나는 열정과 흥분 상태에서 작업을 한다. 이것은 나와 내가 행하고 있는 것과의 싸움이고, 나와 그림의 싸움이고, 나와 나의 아픔 사이의 싸움인 것이다."

미로는 자신의 표현대로 "피레네 산맥의 양치기들이 파이프에 불을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부싯돌처럼 빛을 발하는" 작품을 추구했다. 그의 작품에서 보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할 듯한 색조, 끊임없이 유동하면서 즉흥적 마술 같은 형상은 바로 이 같은 열정의 산물이다.

타피에스는 "개성은 예술 속에 완전히 존재하고 있다. 현대성을 초월할 정도의 현대성으로 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미술을 집약했다. 1973년 바르셀로나의 한 일간지에 미로의 70회 생일을 축하하며 쓴 '그림을 살해할 필요성'이란 글에서 그는 "미로는 그의 작품에 답하는 그림의 진동이다. 미로가 우리에게 실천하도록 가르쳐 준 살해는 스스로의 기쁨, 스스로의 발견, 모든 습관의 파괴로 매일 되풀이돼야 한다"고 끊임없는 예술의 혁신성을 강조했다. 동양사상에도 심취한 타피에스는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손가락은 왜 보나'라는 선문(禪門)의 격언을 인용하며 "우리는 회화적 시선을 고정시키는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시에는 뉴욕, 스위스 등에서 공수된 작품과 국내 소장가들이 어렵게 내놓은 미로의 회화와 조각, 판화 등 12점과 타피에스의 회화와 판화 10점 등 모두 22점이 나온다. 미로의 거리 퍼포먼스와 타피에스의 작업 모습을 담은 비디오도 상영된다. 스페인의 해 미술 행사는 피카소 판화전(호암아트홀·7월), 스페인 도자기 전시회(이천도자기엑스포·9월), 가우디 모형 전시회(예술의전당·2004년 1월) 등으로 이어진다. 문의 (02)514―4266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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