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1일 중·하위 당직(50여명) 인선은 개혁성향의 초·재선과 수도권 출신의 전면 배치가 특징이다. 대표 총무 정책위의장 등 고위당직 트리오가 모두 60대 이상의 영남 출신이라는 점을 보완하고 '노·장·청의 조화'를 통해 당 쇄신의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국구인 김영선(여) 의원과 서울 출신 박진 의원을 남녀 공동대변인으로 임명한 것.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문적 식견을 갖춘 40대 젊은 얼굴을 TV에 내세워 '경로당'의 이미지를 불식하는 한편 여성표를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박주천 사무총장 임명은 그가 대표 경선에서 최병렬 대표를 도왔고, 비영남 출신 중진이라는 점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무총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문수 의원은 'DR(김덕룡) 총무 만들기' 파동과 관련, 총무 경선 후보였던 안택수 임인배 의원의 반발을 살 수 있어 제외됐다는 후문이다.
대표 경선에서 서청원 후보를 지원했던 경제통 임태희 의원을 화합 차원에서 대표비서실장으로 기용한 것도 시선을 모은다. 당 개혁 프로그램 이행 등의 중책을 맡게 될 기획위원장에 초선의 386 세대 원희룡 의원을 발탁한 것은 초·재선 개혁파의 쇄신 요구를 적극 반영, 탈당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비쳐진다.
이날 당직 인선은 인사위 심의, 운영위 의결 등 새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를 거쳐 이뤄졌다. 형식적으로는 최 대표가 "대표는 할 게 없네. 왜 이렇게 복잡하냐"고 푸념할 정도로 간단치 않았다. 하지만 모든 인선에서 최 대표의 의중이 대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인사위의 심의는 통과의례에 그쳤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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