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인터리그 경기가 펼쳐진 베테랑스 스타디움. 지난달 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수비도중 그라운드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최희섭(24·시카고 컵스)이 23일만에 빅리그 복귀전에 출전하자 그의 투혼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팬들의 격려에도 불구하고 이전 3차례의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한 최희섭은 팀이 3―4로 뒤진 9회초 2사후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특급소방수 호세 메사. 볼카운트 0―1에서 메사의 시속 148㎞짜리 바깥쪽 직구를 밀어쳤다. 배트가 부러졌지만 힘이 실린 타구는 3루 베이스를 스치며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로 연결됐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팀이 3―4로 패했지만 최희섭은 '2루타의 사나이'답게 복귀전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했다. 올시즌 14번째 2루타.
선발 1루수 겸 6번 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때린 최희섭은 당장 스타팅 멤버로 뛰기 힘들 것이라는 시카고 지역언론들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쟁자 에릭 캐로스를 제치고 선발로 출전했다. 시카고 선 타임스는 1일자에서 최희섭이 대타나 대수비요원으로 기용될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최희섭이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는 동안 캐로스가 홈런 2개, 2루타 7개, 10타점의 맹타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캐로스는 현재 규정타석엔 미달하지만 3할6리의 팀내 최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호조의 타격감각을 자랑하고 있어 최희섭의 선발 기용은 다소 의외였다. 그러나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최희섭이 복귀하자마자 망설임없이 선발 1루수로 내세워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최희섭은 이날 경기 포함, 올 시즌 50경기 출장, 139타수 34안타로 2할4푼5리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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