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사흘째인 30일, 수도권 전철의 파행 운행으로 시민들은 출퇴근 전쟁을 치러야 했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되는 1일 0시부터는 청계고가도로마저 전면 폐쇄되기 때문에 1일 출근길은 물론 서울 시내 교통 사정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30일 오전 7시20분 수도권 전철 환승역인 부평역. 승강장 전체가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평소 배차간격보다 3배나 더 긴 10여분 만에 역으로 들어온 열차는 이미 '콩나물 시루'처럼 초만원 상태라 더 이상 올라탈만한 공간이 없었다. 문이 열리자 어떻게든 열차에 타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여성들은 넘어지고 비명을 지르는 등 승강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3, 4대를 놓치고 어렵게 탄 전동차는 평소보다 2배가 넘는 1시간40여분이 걸려 오전 9시께야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인근 신도림역에는 철도 파업이 예상되면서 승객이 평소보다 30%나 줄었지만 드문드문 들어오는 열차 때문에 교통대란은 피할 수 없었다. 30분을 기다려 겨우 승차한 변영수(55)씨는 "인근 신길역까지 두 정거장을 가는데 40분이 넘게 걸린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철도노조 파업을 피해 승용차와 버스 등을 이용, 고속도로나 국도로 나선 시민들도 열차 승객 못지않은 봉변을 당했다. 경인고속도로 부평IC에서 인천 톨게이트까지 1.5㎞ 구간 왕복 8차선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 버렸다. 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량들도 신월IC까지 거북이 운행을 계속했다. 인천 계산동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이정아(27)씨는 "평소 오전 7시30분에 출발하면 8시40분쯤 직장에 도착했는데 이날은 10시10분에야 회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퇴근길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로 더욱 심각했다. 양대 노총은 퇴근시간인 오후 6시 전후로 모두 해산했지만 일찌감치 퇴근길에 나선 차량들과 뒤엉키면서 도심 교통 혼잡은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한국노총은 오후 3시부터 조합원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4개 차로를 이용해 종로2가 사거리까지 가두행진 이후 연좌농성까지 벌여 극심한 혼란을 부채질했다. 특히 택시노조와 레미콘노조가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에 항의하고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뜻으로 1,000여대의 택시 및 레미콘 차량으로 시내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저지하는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여 곳곳에서 교통정체를 야기했다.
한편 1일 새벽 0시를 기해 청계고가도로 광교∼신답철교 양방향과 9개 진·출입 램프가 전면 폐쇄됨에 따라 1일 출근길은 물론 낮 시간까지 서울 시내에서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천호대로와 왕십리길, 남산1·3호터널 등 주변 간선도로는 극심한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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