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150억원어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완(金榮浣·50·해외체류)씨가 CD를 현금화해 마련한 자금으로 명동 채권거래업체에서 채권을 구입했던 사실이 대북 비밀송금 사건 특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던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김씨가 구입한 채권은 지난해 3월31일 서울 평창동 집에 떼강도가 침입해 빼앗아 갔던 것과 같은 종류인 국민주택채권으로 밝혀져 박 전 실장이 현대로부터 받은 150억원과 김씨가 강탈당한 100억원과의 연관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김씨의 피해금액에 제기된 각종 의혹을 밝혀줄 단서로 보여 주목된다. ★관련기사 A2·10면
29일 특검 관계자와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0년 5월25일 부하 직원인 임모(46·해외체류)씨를 명동의 채권거래업체인 S상사에 보내 액면가 10억원짜리 5년 만기 국민주택채권을 8억1,600만원에 할인해 구입했다. 특검팀은 박 전 실장이 4월 중순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을 통해 CD 150억원을 전달받은 뒤 돈세탁을 위해 김씨에게 건네줬다고 발표했었다.
특검 관계자는 "수사 결과 김씨가 국민주택채권을 구입하면서 사용한 자금은 박 전 실장이 현대로부터 받은 CD 가운데 50억원어치를 김씨가 사채시장에 판매하는 방법으로 돈세탁한 뒤 마련한 자금 중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으나 수사기간이 종료돼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지난해 3월 강도 사건 발생전 S상사를 직접 방문, S상사 대표 홍모씨에게 "앞으로 거래를 많이 할 테니 신분은 물론 거래에 관한 비밀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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