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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책꽂이

입력
2003.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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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산도르 마라이 지음막 탈옥한 카사노바 쟈코모에게 파름므 백작이 찾아왔다. 백작은 부인 프란체스카가 젊었을 적 만났던 카사노바를 잊지 못한다며, 하룻밤 납치해 환상을 깨달라고 주문한다.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는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장중한 문체에 담아 탐구한다. "각하께서 운명의 침상에 누워 마지막 말을 찾고 계실 때 각하의 작별인사이며 동시에 제가 할 수 없었던 얘기를 부인께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내겐―오직―영원히―너뿐이야."라고. 솔 8,500원.

곱게 싼 인연 /이홍섭 지음

'줄탁( 啄)'.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알껍질을 쭉쭉 빠는 때(줄)와 어미닭이 바깥에서 알을 탁탁 쪼는 때(탁)가 만나는 순간이다. 불가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를 비유하는 줄탁의 인연을 시인 이홍섭씨는 오현 스님을 시봉하면서 깨달았다. 삶이란 결국 혼자 간다는 것, 기쁨도 슬픔도 덧없다는 것을 알려준 스승의 가르침이 이 산문집에 담겼다. 강원도 절간에서 엮은 스님과의 인연이 더 많은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맺어져 하나하나 '곱게 싼 인연'이 됐다. 해토 8,500원.

하루키 문학은 언어의 음악이다 /제이 루빈 지음

제이 루빈 하버드대 교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에 깊이 매료됐다. 하루키의 삶과 인간과 문학을 정리한 하루키 안내서를 만들었다. 왜 소설을 쓰게 됐는가에 대한 답. "1978년 4월 어느날 오후 야구를 보러 가, 외야 쪽 스탠드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타자가 첫 볼을 외야 2루타로 쳐냈습니다. 그때 문득, 소설을 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건 갑작스러운 계시 같았습니다. 이유도, 설명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문학사상사 9,800원.

풍운 /배상열 지음

한반도에서 일어난 임진왜란으로 명나라는 힘을 잃었고 여진족이 일어나 청 발원의 기초를 닦았다. 일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등장해 새로운 막부를 창건할 준비를 한다. '풍운'은 이렇듯 삼국의 정세를 기이하게 바꾸어 놓은 임진왜란을 객관적으로 조명하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담긴 역사소설이다. 권력의 암투와 굴욕적 사대주의 아래 놓인 전쟁 직전 조선 왕실의 모습이 그려진 제1부(전7권)가 출간됐으며, 전란의 회오리를 다룬 제2부(전7권)가 2004년 출간된다. 이화문화 각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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