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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농업보조금 대폭 줄이기로 /美-유럽 농산물 분쟁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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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농업보조금 대폭 줄이기로 /美-유럽 농산물 분쟁 "숨통"

입력
2003.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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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이 26일 농업보조금 개혁을 골자로 하는 공동농업정책(CAP) 개혁안에 합의했다. 미국 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들의 비판을 받아 온 EU 농업보조금 제도의 개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개혁안의 핵심은 460억 유로(약 57조원)에 이르는 농산물 보조금과 생산량의 직접적인 연계를 끊기로 한 것이다. EU는 농산물 생산량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과잉공급을 초래해 세계 농산물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농민들은 대신 생산량과 관계없는 단일 유형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회원국 가운데 이번 개혁안으로 농업이 존폐 위기에 놓일 수 나라는 생산량 연계 보조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대규모 농장들에 대한 직접 지원도 감축하도록 했다. EU는 보조금 감축으로 생기는 여유 자금을 농촌환경 및 축산농가의 사육여건 개선 등에 쓰기로 했다.

프란츠 피슐러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개혁안이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U는 미국에 대해 자신들의 뒤를 이어 농업보조금을 대폭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수파차이 파닛팍디 WTO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은 최소한 우리의 협상에 새로운 생명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이 현안을 미봉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무역 역조를 유발하는 국내부문 지원과 수출보조금 철폐, 시장접근 개선 등에 대해 EU가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유럽이 현실을 외면했다"면서 "제3세계 농민들은 여전히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받는 유럽 농산물과 계속 맞서 싸워야 할 처지"라고 주장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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