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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씁쓸한 베스트셀러 '영어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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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씁쓸한 베스트셀러 '영어교재'

입력
2003.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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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가 최근 전국 7개 매장과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올해 상반기 동안판매한 도서 경향을 분석한 두툼한 보도자료를 냈다. 대략 1,000만 권에육박하는 팔린 책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야생초 편지’다. 2만7,000권이 넘게 팔렸다.지난해에 이어 MBC ‘! 느낌표’ 선정 도서가 50위 권에 10종이나 들어 여전히 강세다. ‘야생초 편지’를 선두로 ‘톨스토이 단편선’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모랫말 아이들’ 등이다. 인터넷 연재 카툰이나 소설을 모아 낸 책들이 인기를 끈 것도 특징이다. ‘파페포포 메모리즈’ ‘포엠툰’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이다.

하지만 이보다 눈길을 잡아 끈 것은 교보가 자사 북클럽 회원을 대상으로도서 구매 행태를 분석한 자료였다. 이미 200만 명이 넘었다는 회원을 성ㆍ연령 별로 나누어 베스트셀러 10위 권 도서를 매긴 것이다. 성을 불문하고 10~60대까지 1위 도서는 대부분 ‘야생초 편지’. 다만 50대는 남녀 모두 ‘화’를 더 많이 사 봤고(이 나이에 가장 화 나는 일이 많은 걸까),60대 여성은 ‘맴돌집 이야기’(자폐아를 키우는 김미향씨의 에세이로 이야기가 TV에도 소개됐다)를, 20대 여성은 ‘파페포포 메모리즈’를 선호했다.의외인 것은 20대 남성의 베스트셀러다. 1위가 ‘이익훈 EYE OF THE TOEIC’, 2위 역시 같은 계열의 영어학습서 ‘이익훈 EAR OF THE TOEIC’이다. 7위에 또 ‘토익 점수 마구 올려주는 토익(READING)’까지 들어 있으니10위 안에 토익 교재만 3권이다. 대체로 20대 이하 베스트셀러는 실용서나인터넷 소설 중심이고, 신문에 소개됐거나 그럼 직한책은 주로 50대 이상 층, 특히 60대의 선호도가 눈에 띈다.경기 불황에 취업난이 이만저만 아니어서 실용서, 특히 영어학습서가 많이팔리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 교보문고에서만 책을 파는 건 아니므로 이 자료를 일반화해서 이해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싶다. 그런데 왜 자꾸 씁쓸한 걸까. 문득 애써 좋은 책을 골라 서평을 쓰는 일이보잘 것 없게 느껴진다.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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