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5일 연방기금 단기금리를 0.25% 인하해 1958년 이후 최저 수준인 1%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2001년 이후 13번째. FRB는 이와 함께 상업은행에 대한 FRB의 대출금리인 재할인율도 2.25%에서 2%로 0.25%인하했다.FRB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가 아직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좀 더 팽창적인 통화정책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인플레 전망이 가라앉았다"고 말해 디플레에 대한 우려를 완곡히 표현했다.
FRB의 이번 결정은 결국 인플레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단기금리와 재할인율을 인하함으로써 시중 통화량을 늘려 경제회복을 촉진하자는 것이다. 결정에 앞서 경제 분석가들은 FRB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인하 폭에 대해서는 0.25%와 0.5%를 놓고 예측이 엇갈렸다.
뉴욕 타임스는 26일 FRB가 단기금리 인하폭을 0.25%로 소폭 내린 것은 '온화한 결정'이라며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우선 기존 금리도 매우 낮은 상황에서 과도한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경우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 또 하나는 앞으로 구사할 정책수단을 남겨두려는 의도가 담겼다. 이번에 0.5%를 인하하고도 경제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데는 부담이 많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상황은 상당한 회복 징후를 보이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주택 판매는 115만7,000 채에 달해 지난 1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구소비재 주문도 지난달 하락폭이 0.3%에 머물러 2.4%가 하락한 4월에 비해 크게 호전됐다.
하지만 FRB는 성명에서도 밝혔듯이 이러한 지표만으로는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불확실한 경제전망은 FRB 내부에서도 단기이자율 인하폭을 둘러싼 이견을 낳았다. FRB 결정은 만장일치가 일반적임에도 "보다 강력한 부양효과를 위해서는 0.5%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11대 1로 결론이 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불확실한 경기전망과 내부 이견을 감안할 때 FRB가 앞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앞으로 몇 달 내에 경제가 강한 성장기미를 보이더라도 단기금리는 계속 낮은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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